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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근무 서는데 갑자기 전력 공급 불안정으로 몇 개의 장비들이 작동을 멈추는 상황이 발생했다. 뭐 군과 관련해서는 뭐든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는 편이 좋으니까 더 이상은 말 안 하겠지만, 이거 수습하느라고 힘들었다. 누가 상황실 담당 아니랄까봐 내가 근무 서는 날 이런 일이 터지다니. 덕분에 오프도 11시 반이 다 되어서야 했다. 등기 우편물 받을 게 있었는데, 집배원은 11시에 다녀갔다고 하고…….

방에서 한 시간 정도 눈 붙이고 좀비 상태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갔다. 테이블에 앉아 티백 녹차 우리면서 또 노가리 모드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정전. 그것도 다른 건물들 다 멀쩡한데 학원만 정전되었다. 내 몸에서 EMP라도 나가는 거냐. 결국 레슨은 내일로 미루고 돌아왔다.

유포니아는 오늘부터 캠프라더군. 5박 6일 동안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 아, 부럽다. 내 술 창고 열어서, 주말에 한 번 방문해야겠다.

아쉬움 달래는 차원은 아니지만, 오늘도 중강당에서 나 홀로 바이올린 연습. 음악에 ‘취향’ 운운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비오티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 않는다. 실력이 안 되지만, 선생님한테 브람스 소나타 1번 악보를 들이밀어 볼까. 피아노 반주 맞춰줄 녀석이 향후 5년은 준비가 안 될 것 같지만…….

설 연휴 전, 후의 화요일과 일요일 근무가 모두 비켜갔다! 난 임관하고 3일 연속으로 쉬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무려 5일을 통째로 놀게 되었다. 6개월은 놀아야 아 좀 쉬었구나 하는 내가 겨우 5일 연휴에 이렇게 감격하게 되다니.

한 나라가 민족주의로 반 천년을 일관해오니, 이제 도가 튼 모양이다. 아주 논리까지 그럴싸하게 들린다.


내 조촐한 술창고. 실은 호세 쿠엘보(데킬라)라든가 스텔라 로사(와인)라든가 그밖에 몇 개의 위스키와 꼬냑이 더 있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확실히 양주 병 모양은 수집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별로 마시고 싶진 않다. 잔은 레드 와인잔, 맥주잔(에딩거 전용잔), 하이볼잔, 샷잔, 더블샷잔 그리고 일본 항공자위대 마크가 찍힌 향백나무 사케잔 등이 갖춰져 있다. 급한 건 꼬냑잔과 록글라스로군. 여유가 되면 샴페인잔과 칵테일잔도 갖춰 놔야겠다.
2011/01/27 22:43 2011/01/27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