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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의 영산(靈山)인 후지산.

 

이 사진을 찍은 것이 벌써 1년 전이다. 작년 이맘때쯤 개최된 2022년 한일시민100인 미래대화에 참가하기 위해서 일본 시즈오카현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한일시민100인 미래대화는 강연과 토론이 주가 되는 꽤 진지한 행사이지만 그래도 매회 '문화행사'라는 것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2022년도의 문화행사는 '후지산세계문화유산센터'를 방문하는 것. 원래 계획상으로는 일찍 센터에 도착해서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관내 전시와 웅장한 후지산의 자태를 여유롭게 감상하는 것이었지만, 금요일 오후의 끔찍한 교통 사정 덕에 참가자들을 실은 단체 버스는 폐관 35분 전, 그러니까 입장 마감 5분 전에야 비로소 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니 가이드 투어고 뭐고 일단 냅다 뛰어서 입장부터 한 다음 30분 벼락치기로 관람을 마치고 나왔다. 센터 내부는 마치 등산하는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라는 듯이 입구에서부터 꼭대기 층의 전망대를 향해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뛰어 올라가다시피 했더니 고작 그 정도에도 숨이 차서 힘들었다.

그렇게 호들갑을 떤 덕분에 건진 것이 이 사진 한 장. 그래도 날씨가 맑았기에 후지산이 잘 보였고, 꽤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다가 문득 깨달은 것인데, 후지산은 '세계자연유산'이 아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왜 산()이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일까? 새삼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후지산이 일본에서는 신앙의 대상이자 수많은 예술작품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으므로 자연유산보다는 문화유산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2023/11/15 16:32 2023/11/15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