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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메일함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 보낸 사람이, 내가 장교교육대대에서 훈련 받을 때 군기 소대장이었던 이영기 중위. 내용인 즉, 사후 125기 특별내무적응훈련(이른바 특내) 종료식이 이번 주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으니 선배들의 축하 방문을 부탁한다고…….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사관후보생 얘기가 나와서, 날짜를 헤아려보니 이번 주쯤 특내 종료 하겠구나 싶었지. 그렇긴 해도 시간 정말 빨리 흘러가는 군. 그러니까 지금 내 후임 될 사람들이 30분 전에 특내 종료의 단꿈을 품고 완소완취 했다는 거 아닌가. 아 정말 그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그러나 난 갈 생각 없다.

3주 만에 레슨을 받았다. 대학 시절에 레슨을 좀처럼 거른 적이 없지만, 혹시 사정이 생겨서 한 주 못 받게 되더라도 그냥 다음에 받으면 되지, 그런 생각이었는데, 요즘은 한 번 한 번의 레슨이 정말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레슨 시작 불과 세 시간 전까지도 레슨을 받으러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가 없는 지경이니까.

바이올린 연습의 절대량은 입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버렸지만, 연습 때의 집중도는 오히려 향상된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시간에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최선은 집중해서 되도록 많은 시간 연습을 하는 것이다. 아, 연주 서고 싶은데…….

푸르트벵글러 지휘의 슈만 4번을 듣고 있다. 오래된 녹음을 리마스터링 한 건가? 전체적인 소리는 매우 깨끗한데, 개개의 악기의 소리를 들어보면 뭔가 묘하게 뒤틀려있는 것 같다. 그래도 황홀하군.

2010/10/07 22:40 2010/10/07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