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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볼 때에 특기할 만한, 그러니까 나의 흥미를 유발할 일이라고는 일절 발견할 수가 없다. 언제까지 몇 시 출근, 몇 시 퇴근 운운하는 걸로 일기장을 채워야 한단 말인가.

피로로 떡이 되어도, 곧 죽을 것 같아도 음악은 듣고 연주회는 봐야겠기에, 이번 주말에도 예당을 찾으려 한다. 이번 주 일요일, 프라임 필하모닉이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과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심포닉 댄스를 연주한다는군. 프라임 필하모닉에는 예전에 내게 바이올린 레슨을 해 주던 선생님이 단원으로 있다. 시, 도립이 아닌 민간 오케스트라지만 전 단원 상임화에 성공한 오케스트라라고 하니, 아직도 있겠지. 그러고 보니 유포니아 대 선배님으로 술자리에서 몇 번 술잔을 주고받았던 분도 첼로 수석으로 있다. 마침 다음 주는 청주로 파견을 나가게 되어 일요일까지 집에서 쉬고 월요일에 출발하면 되니까 마음 놓고 표를 예매해야겠다.

쇼팽의 발라드 1번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굴러온 돌’님이 ‘미안한데 소리 좀 낮춰줘’라고. 그래, 착한 어린이가 잠자리에 들어야 할 밤 10시 반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온 지 30분밖에 밖에 안 되는 찌든 어른이 음악 크게 틀어놓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짓은 해서는 안 되지.

여름이 다 지나가도록 에어컨 방치 중. 평일 중에는 도저히 설치할 시간이 없다. 금요일 저녁에나 기사를 불러다가 설치를 할 수 있겠지만, 다음 주에는 내가 청주로 파견을 간다! 그리고 돌아오면 눈앞에 닥쳐온 9월. 이 무슨……. 차라리 냉장고나 사는 거였는데.

2010/08/17 23:24 2010/08/17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