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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본부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조만간 첫 통역 업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심’은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처장님이 하는 것이지만. 제대 할 쯤에는 “제2 외국어 어학 장교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제안서라도 하나 올릴까. 저 어디 공군 본부 높은 자리에 앉아계신 분(들)에게?

유용한 사업이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무르익었을 때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필요성을 예견하여 한 발 앞서 시도할 때에도 이룩될 수 있는 것인데, 역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의 언제나 후자의 경우가 더 성공 확률이 높다. “필요하면 그 때 가서 생각하지.”란 안일한 태도를 취하다가는, 정작 그 필요가 닥쳤을 때 허둥대다가 일은 시도도 못 해보기 십상이니까.

내 생각에는 제2 외국어 어학 장교들은 1년 내지 2년에 한 명 정도 뽑고, 각 언어별로 최소 1명은 공군 본부에 상주시키면서 관련 국가에 관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아보게 해야 한다. ‘전문적’이란 말을 썼지만, 실제로 단기 장교들이 각자의 특기를 가지고 사무실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수준을 보자면 그리 난이도 높은 일을 수행해야 할 명분도 없다. 군이 국내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4시간 YTN을 주시하고 있는 것처럼, 제2 외국어 장교들로 하여금 담당 국가의 언론을 주시하여 동향을 파악하게 하고, 군 관련 서적이나 홍보물을 번역하는 작업을 수행토록만 해도 충분히 높은 생산성을 내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외국에서 귀한 손님들이 방문했을 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만전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최선의 응대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무튼 사라져가던 통역 장교로써의 가능성에 희미한 희망의 불씨라도 살아난 듯하여 기쁘기는 하다. 내일로 사실상 UFG 종료. 그러나 곧바로 차출되어 다른 훈련에 투입. 일 복은 터진 것 같다.

2010/08/19 23:25 2010/08/19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