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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 가족과의 축하는 지난 주 주말에 이미 하야트 호텔 뷔페에서 저녁을 먹으며 했다. 유포니아 후배 몇몇이 축하 문자를 보내줬네. 돈줄은 잊지 않는 고마운 녀석들. 퇴근 시간에 상황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처장님이 급히 찾으십니다. 올라오세요.” 올 게 왔군. 서프라이즈 파티.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척하느라 애썼다. 회식 제안은 거절하고 차갑고 도도하게 바이올린 레슨 행. 그러나 오늘은 레슨 대신 충주 시민 오케스트라 연습에 나가봤다. 이건 정말……. 깊이 엮이지 말아야지. 모차르트 4번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는 레슨을 받고 싶어.

만 25세가 되었다. 일생에서 단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시기는 10대부터 30대까지, 30년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 아름다운 시절의 절반을 살아버렸다. 앞으로 15년은 그냥 살고, 그 이후에는 더 살지 말지 고민해서 결정하겠다.

상황실에 있는 나는, 이 세상에 꽃이 피었는지 졌는지도 모른 채, 봄을 보내고 있다.

2011/04/14 23:53 2011/04/14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