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iled under 사진

새벽 두 시. 오군이 내려왔다. 안주거리로 만두를 놓고 술을 몇 잔 했다. 드람뷔를 개봉했다. 달콤한 맛에 쌉싸래한 허브향이 감돈다. 위스키와 섞어 러스티 네일을 만들어 한잔 더 마셨다. 위스키 하이볼에 쿠앵트로. 적고 보니 그리 적게 마신 건 아닌 듯하다. 안주거리는 떨어져도 이야깃거리는 떨어지지 않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는 이어진다. 새벽 4시를 넘겨, 겨우 자리를 정리했다.

술을 마시면 오히려 잠 못 이루는 나는, 이리저리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 아침 10시를 훌쩍 넘겨, 창문을 톡톡 두드리는 심상치 않은 소리에 깼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여유롭게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 겸 점심 메뉴는 순대국밥으로 정했다. 밥이 말아져서 나오는 건 5,500원인데 밥 따로 나오는 건 6,000원이란다.

12시, 갑사(甲寺)를 향해 출발했다. 아직 비는 완전히 멎지 않았고, 길 위엔 짙은 안개가 내려 앉아 있었다.

등산로 입구에서는 아직 등산도 시작 안 한 우리들에게 식사하고 가라며 호객 행위를 하는 음식점 주인들이 제법 극성이었다. 아랑곳 않고 입구로 들어섰다. 궂은 날씨 탓인지, 아니면 다소 늦은 시간대여서였는지 등산로는 우려했던 만큼 붐비지는 않았다.

코스는 갑사에서 금잔디 고개를 지나 삼불봉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늦게 출발하기도 했고, 중간 중간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어서 금잔디 고개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하산을 시작 할 때에는 이미 해가 기울어서, 내려왔을 때에는 완전히 어두워져 버렸다. 산 속에서 30분만 더 시간을 지체했더라면 큰 일 났을 뻔했다.

계룡산의 단풍은 기대했던 것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올 해 단풍은, 늦더위와 가뭄 때문에 색이 예년만큼 예쁘지는 않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아무튼 추갑사(秋甲寺)란 명성이 다소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봉우리에서 단풍 곱게 든 산의 모습을 굽어보지 못 한 건 아쉬움으로 남지만, 끝까지 올라갔더라도 아무 것도 보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 금잔디 고개는 안개가 자욱해서 불과 10m 앞의 사물도 제대로 분간이 안 될 정도였으니까.


나무


계곡


폭포


오군+인물 스페셜


사진이 너무 많아서 용량을 줄이기 위해 작게 리사이즈 했더니, 역시 화질 손상이 심하다. 뭐 어쩔 수 없나.

2011/11/02 00:55 2011/11/02 00:55
Posted
Filed under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이 낮보다 가치가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공통되는 얘긴가. 퇴근 후 바이올린 연습 가기 전 자투리 시간에 찍은 사진. 하늘이 조금만 더 밝았으면 좋았을 것을. 삼각대를 가지고 가긴 했지만, 육교의 난간이 높아서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난간에 카메라를 밀착시키고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찍었다. 30mm 단렌즈에서 조리개 값을 11로 두고, 노출은 2.5초. 아무리 숨을 멈췄지만 흔들림은 어쩔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번째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10.5mm 어안 렌즈로 직은 사진이다. 확실히 찍힌 범위가 엄청나다! 하지만 그만큼 왜곡도 심하다. 색온도를 낮게 설정해서 위 사진과 비교하면 훨씬 차가운 느낌이 든다. 이것도 단렌즈라서 빛 갈라짐이 환상적으로 나오지만, 30mm와 비교할 때 그 모양이 다르다. 이 사진은 같은 조건에서 장노출(10초)로 찍었다. 10초 숨 참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흔들리는 건 어쩔 수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 사진은, 위 사진들을 찍으러 올라간 육교. 이건 삼각대를 사용해서 찍었기 때문에 25초의 긴 노출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덕분에 제법 밝은 하늘을 얻을 수 있었다.

2011/10/26 01:11 2011/10/26 01:11
Posted
Filed under 사진

다음 주말 계룡산 출사를 앞두고, 감각을 익힐 겸 집 주변을 산책하며 가을 풍경을 좀 찍어봤다. 3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제법 많은 컷을 찍었는데, 이렇게 건질 게 없다니. 공부와 경험의 부족이다.

렌즈 바꾸면서 찍기는 너무 귀찮아서, 그냥 30mm 단렌즈 하나 마운트 해서 들고 나갔다. 크롭 바디에서는 초점거리 30mm가 약 50mm로 길어지는데, 초점거리 50mm에서의 화각을 ‘표준화각’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이때의 화각이 한쪽 눈 감고 바라볼 때의 시야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데……. 아무리 표준화각이라지만 역시 단렌즈 하나 가지고는 구도를 설정하는 데에 문제가 많다. 이동하면서 많은 컷을 찍으려면 차라리 번들 렌즈가 낫겠다 싶다. 한 레벨 높은 표준 줌렌즈는, 내년쯤에나 영입해야지.


고미

웃으thㅔ요!

사진 더 보기


2011/10/23 02:03 2011/10/23 02:03
Posted
Filed under 사진
대전시 관저동

야경, 실루엣 촬영.

2011/10/20 00:41 2011/10/20 00:41
Posted
Filed under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식이가 [빛 갈라짐] 스킬을 시전하였습니다.

2011/10/19 02:09 2011/10/19 02:09
Posted
Filed under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온 후 하늘이 푸르기에, 나도 파란 하늘이나 한 번 찍어보자 싶어서 마당에서 촬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졸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늠름한 고미와 아미.



나도 사진 공부나 좀 해봐야겠다.
2011/10/17 01:07 2011/10/17 01:07
Posted
Filed under 사진

第71次 韓?日 情報交流?議

10. 27 ~ 10. 30


韓?日情報交流?議 ?謀?長表敬

大韓民?空軍?謀?長(左) & 日本航空自衛隊運用支援情報部長(右)

and…….


끝났다!

2010/10/31 00:01 2010/10/31 00:01
Posted
Filed under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장인의 위용

블로그 갱신 좀 하라는 말을 들어서 오랜만에 글 하나 남겨본다. 아직 제대로 된 글을 쓸 여건은 아니다. 적절한 소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표현의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지만, 의지랄까. 아니, 마음의 상처가 부족하다. 조금 더 기다리자.

2009년 8월 이후 근 1년 만에 다시 촬영한 책상. 이번에는 좀 변화가 있다. 이것이 직장인의 위용. 7월 10일, 첫 월급을 탔(을 거라고 믿고 있)고, 주말 쇼핑을 다녀왔다. 05년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써왔던 XNOTE LS45를 드디어 퇴출시키고 새 노트북을 장만했다. CPU i5 2.4에 메모리 3기가, 하드 500기가, 15.6인치 와이드 스크린. 1600 * 900 고해상도를 지원한다. 사실 20만 원 정도 더 투자해서 더 높은 사양의 노트북을 살까도 생각했지만, 어차피 난 사양 타는 작업은 거의 하지 않으니까 차라리 그 돈을 모니터 구입에 투자하자는 생각에 이 모델로 낙점.

그리고 23인치 LED 모니터를 구입했다. 이것도 사실은 27인치나 그 이상의 모니터(아예 TV까지도)를 구입할 생각을 했지만, 아직 LED 모니터는 23인치까지라고 하고, 또 막상 매장 가서 실제로 보니 이 이상의 크기는 책상 위에 놓고 보기가 영 불편. 결국 적절한 23인치로 결정.

전체 구입비용은,

7만원.

응?

실은 임관 기념이라고 부모님이 사주셨고(차에 장착할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단말기와 함께), 나는 첫 월급 탄 기념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하여 가족에게 저녁을 사는 것으로 때웠다.

이제 부대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자세히 쓸 여유가 없군. 아직 책상 세팅은 끝나지 않았다. 주중에 1.5tb의 외장 하드가 도착할 것이고, 나중에 좋은 헤드폰을 하나 추가로 구입 할 예정이다. 방 조명이 좀 어두운 편이라 LED 스탠드도 하나 구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차차 업데이트하기로 하고, 오늘의 미포머 짓은 여기까지.

2010/07/11 19:01 2010/07/11 19:01
Posted
Filed under 사진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 여기가 어느 동네인지. 하룻밤 사이에 완전한 설경을 만들었구나. 설국(雪國) 같이.






2층 테라스 난간 안쪽에 쌓인 저 눈더미 안에 15cm길이의 자(실제 길이 약 17cm)가 파묻혀있다.












달려라, 강아지!


추격!





2010/01/04 10:53 2010/01/04 10:53
Posted
Filed under 사진

<약 1년 만에 다시 찍은 책상 위 모습.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나의 오디오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한다. 아니, 사실 오디오 시스템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다. 이게 내 책상이자, 오디오 시스템의 실체. 보다시피 재생기기는 노트북이다. LG의 Xnote LS45 모델. 2005년도 9월 무렵에 구입했으니까, 벌써 4년 이상 된 녀석이다. 그래도 구입 당시에 성능 조금은 받쳐주는 걸로 고른 덕에, 아직까지는 별 무리 없이 돌리고 있다. 하기야 내가 고사양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요, 그래픽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니, 컴퓨터 사양 탈일은 별로 없다.

스펙을 보면 사운드 칩 사양이 HD sound 24bit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Sandra로 정보를 보면…….


Maximum Standard Sampling Bits: 16-bit!!!

아무튼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사실 노트북이 아니고 스피커다. 부드러운 곡선 처리가 된 투명한 바디와 그 바디를 투과하여 은은히 비추는 블루 라이트가 포인트인 이 미려한 자태의 스피커는 바로 harman/cardon의 Soundstick2이다.

구입 시기는 작년 11월 하순쯤. 10월 중순부터 구입하려고 가게 여러 곳에 전화 문의를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 시장에 일시적으로 물건이 사라져서 구입까지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스피커가 도착한 첫 날, 음악만 8시간 정도 들었던 것 같다.

Soundstick2를 고른 이유는 단 한 가지, 빼어난 디자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이 스피커를 보게 된 이후부터는 다른 스피커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성능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2순위로 밀려나버렸지만, harman/cardon은 저 유명한 JBL의 모회사이며, 독일 유수의 카 메이커들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오디오 시스템을 담당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소리 면에서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음악 감상 목적에 2.1 채널은 허세에 불과하다는 등의 기능적인 논의는 가볍게 묵살시킬 만큼, 이 스피커의 외관이 선사하는 심미적 만족도는 절대적이었다. 더 나은 소리를 위해서라면 우퍼를 바닥에 내려놓아야겠지만, 아직까지 소리의 질에서 심미적 만족을 구할 정도의 내공을 갖지 못 한 나는 외관의 아름다움을 계속 즐기기 위해 구태여 우퍼를 책상 위에 놓고 있다.

이따금 방안 가득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이 스피커가 그런 용도에 적합한가는 논외로 치고, 때로 음악은 그렇게 들어야 한다. 또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고급 음향설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기 보다는, 약간의 부족함을 상상력으로 메우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연주회를 다니며 생음악도 들어봐야 악기의 본래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직접 연주를 해 본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경험이 감상을 완성한다. 물론 고급 오디오 시스템은 구경도 못 해본 나니까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나처럼 컴퓨터를 재생기기로 쓰는 개인 사용자들에게 Soundstick2는 디자인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나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명품 스피커임에 틀림없다. 그저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는 당당한 모습만 보더라도 흐뭇해지는 기특한 녀석이다.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쓰는 글이 아니니까, 스피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찾아보면 전문적인 리뷰 같은 것들도 얼마든지 나오니까 관심 있으면 직접 검색 해 보시길.

음, 다음에는 이 스피커보다 함께한 지 훨씬 오래되었고, Soundstick2를 들여놓은 이후에도 여전히 자주 사용하고 있는 오래된 동반자 AKG의 K240 Monitor 헤드폰(사진 좌하단에 보이는 커다란 헤드폰!)에 대해, 심심하면 써보도록 하겠다.

2009/10/13 04:43 2009/10/13 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