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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20만원어치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연말 3대 레퍼토리인 "베토벤 합창"과 "헨델 메시아",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거기에다가 사라장 리사이틀. 공연의 질은 담보할 수 없지만 양으로 승부하자. 너무 공부만 하고 사는 요즘인데, 공연 보러 가는 거로라도 생활의 활력을 얻어야지. 연말 기분도 좀 내고 말이다.

2012/11/30 01:18 2012/11/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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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의 편이다.

몸살이 났다. 강의가 끝나서 긴장이 풀렸기 때문일까? 목이 아프고 열이 좀 나는 듯했지만, 아랑곳 않고 도서관에 갔다. 바이올린 레슨도 받았다. 내년 2월, 발표회 때는 결국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악장을 연주하게 될 것 같다. 다른 곡 하게 될 줄 알고 손 놨었는데, 앞으로 부지런히 연습해야겠다. 내일은 논어 수업.

2012/11/29 00:02 2012/11/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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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6일 시작한 강의. 3개월간 10강을 진행하고, 오늘 드디어 종강했다. 지난 토요일, 문묘(文廟)를 찾아 공자에게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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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제가 감히 당신의 말씀을 빌려 군인들 앞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10강을 모두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강의 시간에 주제넘게 내뱉었던 말들, 모두 실천하면서 살겠습니다.

이상(理想)이라고 할까, 판타지(fantasy)라고 할까. 어쨌든 자기가 꿈꾸고 그리는 삶을, 흔들림 없이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때로 이런 감상주의도 필요하다.

홀가분하다. 이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

2012/11/28 01:15 2012/11/2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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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9강을 진행했다. 사실상 마지막 강의나 다름없었다. 이제 좀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으려나. 어제는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회를 보고 왔다. 비비아네 하그너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는 기대 이하였지만, 브람스 연주는 황홀했다.

2012/11/21 23:59 2012/11/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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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강을 계획하고 시작한 강의는, 오늘로 5강 째를 맞이하였다. 요 몇 주간, 나는 글쟁이의 삶을 살고 있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2012/10/11 23:40 2012/10/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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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를 무사히 끝마치고, 저녁 때 재밌는 오페라 한 편을 보고, 기분 좋게 맥주 한 잔을 하고 들어왔다.

2012/09/14 01:28 2012/09/1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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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남에게 내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얘기를 하고 공감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이제는 누군가 자기의 얘기를 내게 들려 줄 사람이 곁에 있기를 바라게 된다. 누군가 자기 내면의 진솔한 얘기를 한다면, 나는 밤을 새워가면서라도 그 얘기를 들어줄 텐데!

2012/08/19 01:58 2012/08/1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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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다시 읽는다. 아직도 기적의 증거를 찾아 헤매는 자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실로 홍해가 갈라지는 것보다 마음이 열리는 것이 더 위대한 기적이고,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던 자가 눈을 뜨는 것보다 눈 밝은 자가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는 것이 참 기적이다. 나는 육체가 스러질 때에 영혼이 쉴 수 있는 한 구석 자리를 저 하늘에서 구하지는 않지만, 살아있으면서 마음 한편에 천당을 짓기를 나와 같이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2012/08/09 01:24 2012/08/0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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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주 1회, 20분씩 사무실 사람들에게 중국 고전을 강의하기로 했다. 8월 한 달 동안은 강의 커리큘럼과 강의 자료를 만들며 바쁘게 보내게 될 것 같다. 명목은 고전 강의지만, 이것은 내가 속해 있는 작은 사회의 문제들부터 먼저 직시하고 그것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지의 발로다. 언젠가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오려면, 반드시 가장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이제부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

2012/07/26 01:43 2012/07/2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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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쉴 틈도 허락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이따금 손에서 책을 내려놓으면, 쓸데없는 상념이 머릿속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입맛이 없다. 그러나 때가 되면 허기가 진다. ‘죽지 않기 위해’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간다. 마음이 밝았더라면 모래알을 씹어 먹어도 더 맛있으리라.

체련의 날이었다. 백 수 십 명에 이르는 부(部)의 인원을 전부 호출하여 연병장에서 축구를 시켰다. 나는 그런 미친 짓에 참여할 마음도, 구경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도서관으로 갔다. 어제 공자의 생애를 본 것에 이어 오늘은 학이(學而)편을 공부했다.

머리를 짧게 깎았다. 오늘은 레슨이 있는 날이었기에, 연습실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며 바이올린을 켰다. 악기에서 쇠가 긁히는 듯한 이음이 들린다. 아무래도 현을 갈 때가 된 것 같다. 연습량에 비하면 악기 관리에 너무 소홀했던 듯싶다.

바흐의 사라방드를 중심으로 레슨을 받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온통 화음으로 이루어진 이 난곡을 연습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 선생님은 내게 음정이 정말 정확해졌다며 이제 어느 정도 귀가 트인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조만간 날을 잡고 유학 상담을 받기로 했다.

복싱을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여자들도 많다. 아마 연예인들의 복싱 다이어트가 불러온 바람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은 오래 지속하지 못 하고 그만 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대단히 인상적인 여성 한 명이 보였다. 운동을 꽤 오래한 듯 실력이 뛰어났는데, 며칠 전에는 생활인체육대회에 출전하기도 했고, 지금은 프로 입단 테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신분이 군인이다. 계급도 중위다. 게다가 연세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통점이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지라, 조만간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2012/07/12 00:52 2012/07/12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