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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통역이다. 지금은 짐을 싸고 있다. 여기저기 떠돌면서 사는 역마살 인생은 내가 원하고 선택한 삶이지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는 늘 두려움을 느낀다. 이상하게 슈트케이스에 짐을 꾸릴 때면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때로는 헬기와 롤스로이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누비며 통역을 하고, 때로는 내 고물 자동차를 털털 몰아 지방을 돌며 통역을 한다. 때로는 호화로운 저녁 만찬에 입도 호강시키고 두둑한 수고비를 챙기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달랑 비타민 음료 한 병 받아 마시고 나오기도 한다. 내 숙소는 여느 호텔 부럽지 않은 방일 때도 있고, 하루 숙박비가 2천 원인 BOQ일 때도 있다. 형편없는 대우를 받을 때는 조금 섭섭하기도 하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젊으니까. 스스로에게 충실한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게 젊음의 특권 아닐까. 이번에도 힘내야지.

2011/02/15 02:03 2011/02/15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