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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가 끝나니 10시 가까이 되었다. 바로 출발해도 12시 안에 부대에 도착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출차 차량이 몰려 통로가 막혀버린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에 갇혀버렸다. 결국 포기하고 근처 커피 빈에 들어가 바닐라 라테와 티라미스 한 조각을 먹으며, 연주회 전 시간 때우려고 산 요시다 슈이치의 ‘사요나라 사요나라’를 절반 가까이 읽고 나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서울 시내에는 많은 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밤의 고속도로는 진정 고속도로. 세종문화회관에서 부대까지 약 1시간 반 만에 주파했다. 저 앞에 달려가는 차의 미등을 그저 멍하니 쫓다보니 어느 새 속도는 130km……. 불과 얼마 전까지 액셀을 아무리 밟아도 시속 80km를 넘지 못 했던, 2주 사이에 두 번이나 도로 위에 섰던 마티즈로 말이다! 난 내가 안전 지향의 운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간이 배 밖으로 나오게 된 거지.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 연주회가 멋졌으므로.

2010/09/17 01:45 2010/09/17 01:45